이것은 오로지 기억에만 의존한 불친절한 여행기.
정확한 정보는 전혀 없다.🤦‍♀️

2015년 겨울, 나는 다니던 직장에 지치다 못해 질려 있었고 토이몽의 추천으로 무작정 스페인행 항공권을 예매했다. 토이몽과 지금의 신랑과 함께.
2016년 봄, 우리는 떠났다.

말라가에서 그라나다를 거쳐 바르셀로나로.

어느날 잘 다니던 직장을 때려치고 훌쩍 떠난 친한 친구를 만나기 위해 말라가를 첫 행선지로 정했다.


여기서 인생와인과 인생 츄로스를 만날 줄은 몰랐지.


몇 백년 되었다는 와인집은 주문을 하면 인상좋은 할아버지가 통에서 직접 잔에 따라주신다. 영어를 1도 못하시는 할아버지는 잔을 건넴과 동시에 테이블 위에 숫자를 적어주시는데 알고 보니 이게 계산서😆
달달하면서 깊이가 있었던 레드와인. 영어도 안통하고 스페인어는 우노 도스 뜨레스 밖에 몰라 의기소침해져있던 우리는 딱 한 잔씩만 먹고 나왔다. 윤식당의 박서준처럼 자신감무장하고 다시 가고싶은
곳😭

기름에 튀긴 츄로를 녹인 쵸콜렛에 찍어 먹는 CASA ARANDA의 츄로스는 3년이 지난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이게 다시 먹고 싶어서라도 죽기전에 말라가를 다시 가고 싶다.
* CASA ARANDA는 워낙 유명하니 장소, 가격에 대한 리뷰는 다른 친절한 블로그를 통해 확인하세요😅



오로지 알함브라궁전의 정원을 보기 위해 그라나다로 떠났다. 이동은 버스로 한 시간 정도 걸려서 했던 것 같은데 정확하진 않음🤨 예약을 하지 않고 방문했던 터라 바로 우리 앞에서 매진되는 사태를 경험했다. 😱나는 아니겠지하는 안일한 생각하지 말고 꼭 예약하고 가시길. 실패 후 터덜터덜 야경이 아름답다는 알바이신 지구를 한낮에 구경 갔다. 좁은 골목 틈 사이로 높은 하늘을 하염없이 볼 수 있었다. ​



길거리 맥주와 피자를 간단히 먹고


밤 비행기를 타고 바르셀로나로 이동했다.


구엘공원을 둘러보고


공사중인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도 둘러보고


몬주익 케이블카도 탔다.

바르셀로나 지하철에서 우리는 한 번 서로를 놓쳤다 다시 만났고, 누캄프경기장 앞에서 사진을 찍고 싶다는 신랑과 함께 길을 나섰다 화장실이 너무 급해 중국음식점에서 콜라를 하나 시키고 볼 일을 보았다.



그러고는 이런 일기를 적었지.
짧은 시간안에 모든 것을 담고 싶어 분주하게 움직였지만 이번 여정에서 가장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건 모든 사람들이 몰려드는 명소들이 아니라 잠시 길을 잃었다 만난 당신의 표정 이었어.
그 순간 깨달았지 아! 당신을 정말 사랑해🙈

내게 스페인은 달았던 와인, 분필로 적은 숫자, 당신과 다시 만난 지하철 계단, 차가웠던 콜라 같은 것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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