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난 게으름쟁이인 내가 사진정리를 한 번 해보겠다고 큰 맘 먹고 14년-15년에 사용했던 휴대폰의 사진첩 폴더를 열었다. 엄청난 보물들이 쏟아져 나왔는데!
너무 좋아해서 줄줄 외고 다녔던, (그러나 지금은 한동안 잊고 지낸) 시가 너무나 반가워서 마음이 시큰해졌다.
불과 3년 만에 예비신부, 새댁, 임산부를 넘어 이제 달맘으로-
삶의 형태가 변했지만 그래도 나는 나고(잊지말자), 나는 언제나 내 삶을 사랑한다.

하루 중 가장 좋아하는 시간은 침대 위에서 아끼는 음악을 듣다가 하루를 정리하는 시간이다. 요즘은 달이엄마로 살아가느라 그마저도 잘 하지 못하지만.

오늘의 기분을 닮은 플레이리스트 기록.

​​


• 그 때 그 노래 - 장기하와 얼굴들

​예쁜 물감으로 서너 번 덧​칠 했을 뿐인데
어느새 다 덮여 버렸구나 하고 웃었는데
알고보니 나는 오래된 예배당 천장을
죄다 메꿔야 하는 페인트 장이었구나


장얼도 기타 반주 하나만으로 잔잔한 이런 곡을 소화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곡. 가사가 무슨 소나기를 읽은 듯 너무나 서정적이다.😭
​앨범 표지도 물감이 엉켜 있는걸 새롭게 알고나니 더 좋은 그런😏


•스물다섯 스물하나 - 자우림

​바람에 날려 꽃이 지는 계절엔
아직도 너의 손을 잡은 듯 그런듯 해


등센서 달린 달이를 하루종일 안아주다 비긴어게인2 예고에서 김윤아가 이노래를 버스킹하는 모습을 보았다. 자우림 라이브공연 참 좋아했는데😭
오랜만에 다시 듣고 싶어서,


•여름 밤 탓 - 슈가볼

​한 낮 열기가 식은 이 밤이 나는 두려워
날 들뜨게 하는 이느낌 너무 싫어
고백하지 않으려고 참아온 그많은 날들 무너질 것 같아
지금 이 여름밤


설레고 싶은 밤에 듣는 곡🙈
조금 더 솔직히 말하면 오른손에 맥주 한 캔 들고 한강바람 맞으며 듣던 공연들이 그리워서😭


아직 크리스마스 트리가 한 가운데 서 있던 날이었다. 멀리 나가기 부담스럽고 그렇다고 방 안에만 있기엔 무언가 아쉬운 날, 우리는 가까운 곳으로 드라이브를 하고 따뜻한 차 한 잔 마시고 오기로 했다. 목적지는 서울에서 가까운 강화도


분명 세찬 바람이 부는 겨울이었으나 커다란 창으로 들어오는 햇살이 너무도 따뜻했다. 이 곳에서 나는 다가오는 봄을 보았다.



빵 굽는 냄새와 드립커피 향 또한 이 집을 다시 찾게 하는 이유(심지어 잊을 수 없는 맛까지😋)
딸기생크림케이크와 우유롤케이크, 그리고 따뜻한 카페라떼. 라떼는 정말 고소했고, 다양한 드립커피 또한 맛이 좋았다. (메뉴를 찍어오지 않아 잘 모르겠음😭)
신기하게 드립커피를 아이스로 내려주어 신랑이 극찬을 했다.😆

처음 방문했을 때는 일요일 오후여서 사람이 많아 여유가 없었으나, 두번째 방문 때는 토요일 오전 개장시간 얼마 지나지 않아 방문해서 한가했다. 분리된 공간도 마련되어 있어 한동안 책을 읽다 돌아왔다. 그날과 꼭 닮았던 황경신의 글.



커다란 창으로 들어오는 햇살도 좋고 커피도 맛있고 케이크도 맛있지만 사실 이곳의 백미는 배경음악 (대부분 재즈 연주곡을 틀어주는데 오랫동안 잊고 지낸 eddie higgins trio 가 나왔다👏)
나른하고 여유로운 둘만의 시간, 사실은 달맞이 직전까지 (악착같이) 보내는중입니다
🙋

라는 일기를 썼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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