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달이를 보느라 외출이 자유롭지 않아 신랑이
장을 봐온다. 양파, 당근, 두부 같은 목록을 적어주곤 하는데 신랑이 당근을 4개나 들어있는 묶음을 사왔다. 당근지옥으로 가기 전에 오늘은 전혀 후다닥 할 수 없는 김밥을 만들어 보기로 했다.


완성사진 먼저. 냠😋

꼬마김밥 재료는 만드는 사람 마음인데, 나는 주황색 당근이 있으니 노란 계란과 초록 시금치를 속재료로 넣기로 했다.
그럼 이제 일의 우선순위를 정해야 하는데,

첫째로 계란을 풀어 올리브유를 살짝 둘러 지단을 만들었다. 불은 약하게. 윤식당의 윤여정처럼 안밤색 안밤색 외치고 불을 끄고 뒤집으면 노란 지단 완성. 같은 팬에 기름을 두르고 채썬 당근을 마저 볶는다.


두번째로 시금치 준비, 깨끗한 물에 씻은 시금치를 뜨거운물에 데친 후 찬물로 헹구어 꼭 짠다. 국간장과 참기름만 조금 넣어 간을 했다.


셋째로 밥에 밑간을 한다. 식초와 설탕, 참기름, 참깨를 적당히.


넷째로 김을 4등분으로 자른다.


재료는 이제 다 준비 되었고 김밥을 말아보자!


설명은 잘 못하겠고 적당히 적당히!🤣
예전에 집밥백선생에서 봤는데, 동그랗게 말았을때 밥의 시작과 밥의 끝이 만나면 김밥을 잘 말은 거라고. 저기 김만 남은 부분은 동그랗게 말린 그대로 눌리게 두면 붙는다고 했었다.


시키는 대로 했더니 김이 정말 서로 붙음🤣

간장 1 큰술, 물 2 큰술, 설탕 1 큰술, 겨자 1 큰술, 식초 1 큰술을 섞어 마약소스를 만든다.

후루룩후루룩 하려고 했는데 한시간이 넘게 걸렸다.
역시 꼬마김밥은 사먹는 게 맛있다.😭

일요일 오후, 달이 할아버지한테서 전화가 왔다.
주말 농장을 하는 곳에서 파를 수확했는데 좀 나눠주겠다고. 흙이 가득 묻은 싱싱한 파가 생겼다. 해치워야 할 일거리가 하나 늘었군🤦🏻‍♀️
게으름 피우다 싱싱한 파가 누렇게 변하기 전에(실제로 일을 다닐때, 오랜만에 들른 전통시장에서 파 한단을 사고선 반단을 누렇게 버린 일이 있다.😭) 서두르기로 했다.


파 뿌리를 자르고 겉잎은 떼어내 물로 깨끗이 행궈준다.

금방 먹을 것은 파통에 담아 냉장보관


나머지 냉동보관용은 쫑쫑 썰어준다.


지퍼백에 육수용과 고명용으로 나눠 담기!
썰어둔 파는 지퍼백에 80% 정도만 담아야 나중에 알알이 떨어진다. 욕심껏 꽉 담으면 떨어지지 않게 꼭 붙어서 얼어서 사용하기 어려워진다.

티도 안나는 집안일, 오늘도 하나 완성

달이가 조리원에 있는 동안
달이할미 할비와 힙한 서촌으로 여행을 떠났다.
이제 달이와 함께 하려면 이런 여행은 힘들어질테니 이번이 마지막이다!!싶었다.
달이엄마는 조리원에서 고군분투하고 있을 때라 미안하긴 했다.(미안한 표정을 짓기가 어려웠던 것 같다.)
웃으며 달이엄마가 '쪼금만 재미있어라!'하고 저주같은 기원을 했는데 끔찍하게도 현실이 되어 버렸다ㅠ

여행 자체는 즐거웠다.
문제는 숙소.

집 나가면 고생이라더니
집 없는 설움이 바로 이것이구나 바로 체감.

이쯤에서 사진이 나와야 할 것 같아서.
사진은 숙소로 들어서는 골목길 전경.
(이 글은 백퍼 홍보의 목적으로 쓰여지지
않았기에 그 건물 전경사진은 다른 블로그에서 보시길)

사실 생각해보면 처음부터 삐걱거렸다.

이번이 마지막일지도 모른다는 간절함에
달이할미랑 할비 그리고 나도
이거저거 하고 싶은게 많았다.

사정을 말하고 숙소에 짐을 부탁해 아침 일찍부터 일정을 소화하면 어떨까 생각했다. 그러니까 일정 삼일 전, 대표번호로 전화를 걸었었다.
사장님은 처음엔 스탭한테 말해볼텐데 스탭이 요즘 오전에 배우는 것이 있어서 안 될 것 같다고 하셨다.(생각해보니 이때부터 스탭핑계)
혹시 모르니 일단 문자로 스탭번호를 알려줄테니 직접 말해보라고 했다.(이 때 이상하다는 걸 알아챘어야 한다. 아니면 아닌거지 왜 게스트가 스탭한테 전화를 걸어서 어떠한 요구를 한단 말인가. 그러면 스탭은 업무시간이 아닌 시간에 나를 일대일로 응대해야하는거다)
더 웃긴 건 삼일 후 체크인 할 때까지 알려주겠다던 스탭번호도 오지 않았다.
안 된다고 하면 지하철역 코인라커 이용하지 뭐 하는 생각으로 12시반쯤 찾아갔다.

스탭은 너무나 흔쾌히 지금 체크인이 가능한 상태라고 했다.
방은 어제 공실이었는지 묵은내가 나는 상태였다. 여튼 그 덕분에 짐을 풀고 나갈 수 있으니 감사하다 생각했다.
친절한 스탭분은 우리 일행을 다 끌고 가서 티비 사용법부터 히터 사용법까지 알려주셨다.(계속 이야기 하겠지만 우리는 일행이 셋임을 예약 때부터 명기했고 누구 하나 떨어져있지 않았다. 그들은 우리가 셋임을 알았다.)
달이할미가 인원이 셋인데 침구가 하나 부족하다고 말하니 스탭분은 가져다주겠다고 까지 말했다.
내가 머무른 곳은 별채여서 따로 작지만 조그마한 씽크대가 있었다.

여기에 수저와 젓가락(심지어 다른 게스트가 남기고 간 컵라면로고 그려진 나무젓가락)이 한 개만 있어서 안채에 있는 공용 주방에서 수저와 젓가락을 얻어왔다.
이 이야기를 구지 길게 하는 이유는
이때도 세 명이라 젓가락 세 개가 필요하다 밝혔다는 것을 알리고 싶어서다.

이후 바로 우리는 외출을 해서
해질 무렵 들어왔다.
스탭이 약속한 침구가 없길래 안채로 찾아갔더니 그제서야 사장님과 만날 수 있었다.
(이후로도 얼굴은 본 적 없다.)
별채에 머무는데 스탭분이 가져다주시기로 한 침구가 없다고 말했더니 대뜸 몇 명이냐고 물었다.
세 명이라고 대답하면서 게스트하우스가 왜이럴까 생각했다.
보통 체크인 하기 전까지는 그날 오는 게스트를 리마인드 하지 못하고 있더라도
체크인 한 순간부터는 나는 별채에서 지내는 손님이다.
얼굴을 마주치지 못해서 모를 수 있지만
내가 별채에 지낸다고 밝혔는데
이 생경한 느낌은 뭘까 생각하기도 전에
그는 나에게 돈을 요구했다.

처음엔 침구추가 비용을 이야기하는 줄 알았다.
그도 그럴 것이 추가 침구 주세요 하고 찾아갔더니 추가 요금을 내야합니다 라고 말했으니
당연히 그럴 것이 아닌가.
그러면서 나한테 침구가 아닌 담요를 주섬주섬 주었다.
(가져다준 것도 아니라 내가 들고 갔다. 주인이 베푼 유일한 호의는 그 담요를 접어준 것이였다.)
그때까지도 상황파악이 안된 나는 아니 깔 것도 없고 담요만 주시는데 너무 비싼거 아니냐는 말을 했다.(누차 말하지만 이불이 아니라 담요였다.)
주인은 답답하다는 듯 추가침구가격이 아니라 추가인원에 해당되는 비용이며 세명이라 한 명이 추가된 것이라고 했다.
이 때까지만 해도 그냥 내 허물인가 했다.
내가 예약 실수를 하고 말도 못 알아 듣고 그랬나 하고 바로 정정하려고 했다.
그러나 침구를 가져갈 생각에 지갑도 없이 안채로 간 상태였다.
당황한 나는 제가 지금 아무것도 없는데 하니
계좌번호를 재빠르게 쥐어주셨다.
뭐지 여기에 온 이유는 이게 아니였는데
그러면서 담요를 들고 바보 같이 방에 도착해 있었다.

달이할미한테 상황을 설명하니
역시나 모전여전
뭐야 그러니까 이 담요가 이만원이냐ㅋㅋㅋ

계좌이체를 하려면 OTP가 필요한데
여행 온 사람이 그런 걸 챙겼을리 없다.
토스 카카오페이 또 뭐냐 그런거라도 되는지 물어볼 걸 하다가 옛날사람 할미가 현금 이만원을 쥐어주었다.
이번 여행은 모두 내가 준비하기로 했는데...
엄마한테 미안했지만
무엇보다 남한테 조금이라도 잘못하기 싫어 손을 벌리기로 했다.

안채로 다시 넘어가 현금을 건네 드렸다.
그렇지만 인원추가요금이라는게 추가 침구에 대한 어느 정도의 권리라는 생각이 들어 다시 침구 이야기를 꺼냈다.
(나름 국내 그리고 다른 여러 나라들 많은 숙소를 지내면서 인원 추가요금은 기본 준비시설보다 조금 더 요구할 때 내는 비용이라고 알고 있다. 내가 잘못 알고 있는 거라면 알려주십시오.)

엄연히 한옥 게스트하우스라고 하는데
솜이불 침구 없이 담요라니.
(그러면서 사용하고 있는 침구와 동일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는 안내판이 숙소에 있었다. 담요를 판매한다는 건지... )
한옥을 리뉴얼 한 이 곳은
방바닥이 엄청 뜨거워 그 열을 막아줄 두터운 요와 어쩔 수 없는 우풍을 막아줄 이불이 절실히 필요했다.

사장님은 현금 받기 전과는 확연히 다른 목소리로 매트리스 두 개 깔려있으니 하나 옆으로 꺼내면 된다고 안내했다.(돈을 내지 않았으면 사장님한테는 그나마도 못들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스탭이 이미 알려준 이야기다. 들었다고도 말했다.)

그런데 이건 그 방을 모르는 사람이나 할 수 있는 이야기였다.
이 방은 구조상 큰 문제가 있었다.
방에 기둥이 하나 있는데(이를 문제 삼으려는  것이 아니다)
겹쳐 깔려진 매트리스가 그 기둥에 걸려
앞 뒤로 구부러지는 상황이었다.

사진을 찍고 싶지 않았기에 사진이 없었다. 위 사진은 상황을 설명하기위해 예약사이트 이미지에서 가져왔다.

이를 스탭이 알려줄 때도 이야기했고
스탭은 "그렇네요 불편하실테니 침구를 가져다드릴께요"라고 했다.

사장님께 매트리스 사이즈 때문에 불편하고 이 방에는 추가 침구가 필요하다고 재차 설명했는데(게스트가 그 방에 대해 더 잘 파악하고 있었음)
사장님은 내가 매트리스 꺼내는 법을 모른다고 나름대로 단정해버리셨다.

엄청 짜증을 내시며(이만원효과 벌써 없어짐) 방에 가서 직접 보여주시겠다고 했다.

나는 아직도
두 개로 겹쳐져 있는 매트리스를 꺼내어
옆에 까는 일이
그렇게 배워야 할만큼 어려운 일인지 아직까지도 이해가 안된다.

여튼 내가 설명을 못하고 있는거라면 직접 보여드리는게 낫겠다 생각했다.
그리고 구부러지는 매트리스를 함께 목격했다.
그렇지 이러면 드러누운 자의 얼굴을 매트리스가 덮쳐오니 잠을 못자겠구나 하고 공감할 줄 알았다.
그런데 그는 벽에 부딪혀 구부러진 매트리스를 보면서 이렇게 말했다.

방이 원래 이런 걸 어쩌라구요.

진짜 내 귀를 의심했다.
게스트하우스 주인장이 설마...
요즘 불미스러운 사건들로 소란하지만
나는 호텔보다는 여행자숙소라고 생각하는 사람들 중 하나다.
게스트들과 여행을 나눌 수 있고
누구보다 따뜻한 호스트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운이 좋았던 것인지
제주도에서도
춘천에서도
스페인 그라나다에서도

본인이 사랑하는 동네를 안내하는데 자부심이 있었고
게스트와 언제든지 친구가 되려고 했다.

심지어 작년 비슷한 때에
북촌 한옥게스트하우스에서 지낸 적이 있다.
체크인 하는 날 혹여 숙소를 못 찾을까봐 문자보내주시고 머무르는 동안 안채가족이라고 부르며 챙겨주셨다.
옛날식 난방이라 방바닥이 너무 뜨거울 수 있다고 솜이불침구를 더 준비해주셨다.
그날 나는 사진을 찍다가 엉덩이로 넘어졌는데 뜨근한 구들장에서 지내고 완치하기도 했다.
그런데도 나중에 간다고 인사드리니 손님이 많아서 제대로 못챙겨줬다며 미안해하셨다.
그러고 송구스럽게도 골목에서 사라질 때까지 손 흔들어 주셨다.

이런저런 고운 기억으로
다시 한옥 게스트하우스를 찾은건데
여기는....

내 표정이 심상치 않자 달이할미가 옆구리를 쿡 찔렀다.
그냥 좋은게 좋은거 넘어가자는 거다.

사장님은 본인이 중요하게 여기시는
차(플라스틱 물통에 티를 주신다)와 매트리스를 다시 강조하시고 뜨거운 차를 좀 더 가져다주셨다.(다만 플라스틱통에 뜨거운 차는...)이게 얼굴을 본 마지막이었다. 체크아웃하는 순간까지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이 정도까지는 여행할 때 작은 잡음이라 생각했다.
뭐 보일러 운전버튼이 너무 밝아 수건으로 가리고 나서야 겨우 잠든 거 그럴 수도 있다.

화장실에 곰팡이.
우리집 아니니 너그럽게 여겼다.

그렇지만 이것만은!!
내 키가 고작 165인데 무릎의 각도를 틀고 변기에 앉아야 했다.
하긴 매트리스도 넘쳐서 누워있는 사람 얼굴을 덮쳐오는데 뭐.

길게 말해봤자 더러운 쪽으로 흐를테니
사진보고 판단하시길.

여행 두 번째 날
맨 바닥에서 잔 달이할아버지는 감기에 걸렸다.
숨막히는 매트리스보단 나을 거 같다며 바닥으로 내려갔는데...
내가 바닥행을 택하자 아빠가 계속 만류해 결국 이렇게 되어버렸다.
계획했던 것 중 많은 것을 안하고
약국에 들려 약을 사서 들어 오는 길.
우리는 다음과 같은 쪽지를 보고 경악했다.

이 쪽지는 방 안도 아니라
현관문 앞에서 발견되었다.
이 숙소의 별채는 '형이 거기서 왜 나와' 같은 느낌으로 골목길 바로 인접해 있다.
사람들 다 지나다니며 볼 수 있는 곳에
저 쪽지가 나풀나풀.
어제 만났을 때 한 번에 정산하지
왜 이러는걸까 너무 화가 났다.
 
그리고 다음 날
본채 문은 잠겨있었고 어떤 직원도 체크아웃에 신경쓰지 않았다.
어쨌든 요청한 것처럼 체크아웃 시 전화를 했다.(이래서 체크아웃 시 전화하라고 한거군)
체크아웃 마감이 열한시여서 열시쯤 전화한 것 같다.
직원에게 별채라고 밝히고 체크아웃 할 때 전화해달라고 하셔서요 라고 말했다.

직원은 아 네 열쇠 바구니에 넣어두고 체크아웃 하시면 됩니다 라고 말했다.

역시 그럼 그렇지.
우리한테 현금 받은 걸 직원들하고 공유 안해서 어제의 쪽지가 잘못 붙어 있었군. 이라고 생각했다.
일단 뭘 깊이 생각하기에 아빠는 심한 감기에 걸렸고 나도 엄마도 컨디션이 안좋았다.
여행이고 뭐고 병원으로 향했다.
휴일에 열린 병원을 겨우 찾아 대기하고 있는데 다음과 같은 문자가 스탭에게서 왔다.

하아....
도대체!!이 정도면 내가 아무런 노력을 안한 것도 아니고!!
본인들이 자꾸 미스커뮤니케이션 하시면서 내가 느끼는 불편과 불쾌를 1도 고려하지 않았다.
결국 나는 폭발했다.

더 놀라운 건 이 문자를 보낸 사람은
사장이 아니다.
고용된 스탭이 내게 문자를 보내 상황을 알리고 사과했다.

고용된 입장에서 내게 이런 문자를 보내라고 업무하달을 받은 것이다.
모든 일을 스탭에게 미루는 고용인에게 치를 떨었다.
신뢰도가 없는 고용인임이 명백하다보니 현금으로 받은건 증거도 없고 받고도 안 받았다고 하는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영수증 따위 주지 않았다.
그들은 1박당 추가요금에 대해 안내도 하지 않고 나에게 현금 2만원을 받아갔다.

더 이상 직원에게 폭발해봤자 뭐하겠는가.
이 자는 그저 전해들은 내용을 내게 전하는 거라는데.
병원에서 돌아와 저녁 늦은 시간에서야 돈을 송금했다.
이제 끝.
다신 이 곳과 그래 이걸로 끝 하는 심정이었다.

그.러.나.
그 다음 날을 마감하려는 시간 즈음
게스트하우스 사장님에게서 전화가 왔다.

마치 빚독촉을 하듯
1박 추가요금 2만원을 계좌로 송금하라는 내용이었다.

나는
사장님 계좌 확인해보셨어요?

아니요. 보내셨어요? 그럼 문자로 확인을 해주셔야죠.

정말 펑
나의 분노는 정말 극에 달했다.

제가 사장님께(문자로 대화한 것도 당신이 아닌데)돈 보냈다고 문자까지 보내야하나요?

다른 손님들은 보통 그렇게 했어요.

아니 그동안 미스커뮤니케이션으로 계속 힘들었는데 모든 걸 제탓으로 돌리시는건가요?

분노에 찬 내 목소리가 떨렸다.

손님 그런데 그게 그렇게 화를 낼 일인가요?
라고 말하면서 그 자가 나에게 화를 내기 시작했다.

나는 통화내역을 녹음하겠다고 했는데도 본인 말만 했다.
그 내용인즉슨 추가요금도 안 내고 퇴실해서 전화로 독촉했을 뿐인데 버르장머리 없이 대든다 였다.

전화기 너머로 그 자의 심한 말이 들려오자
옆에서 듣고 있던 엄마가 전화를 건네 받았다.

내가 엄마인데 나한테 말해보세요.

딸 가정교육을 어떻게 시킨겁니까?
재수가 없으려니깐.

하고 그 자야말로 전화예절교육을 못받았는지 뚝 전화를 끊어 버렸다.

엄마아빠에게 효도하려고 시작했는데
그런 말까지 듣게 하다니
정말 죄송하고 면목 없었다.

나그네 설움을 잘 알게 해준 당신
처음엔 나만 알고 넘어갈까 했지만
오늘 전주 게스트하우스에서 극진하게 환대 받은 뒤
당신의 상황이 비정상임을 더욱 확신했습니다.
그리고 알려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하는 귀한 시간
불쾌한 기억으로 만들게 될 수 있으니깐요.
당신의 공간을 방문한 객이
몹시 불쾌했다면
왜 그랬는지 들어주십시오.
그 책임은 피고용인이나 손님의 문제만은 아닙니다.

+ Recent posts